3줄 요약
- 이의신청이 기각돼도 끝이 아닙니다. 「도로교통법」 제94조 제3항에 따라 이의신청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감경 제외 사유 5가지부터 확인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1% 초과, 음주 중 인적피해 사고, 측정 불응·도주·경찰관 폭행, 5년 내 인적피해 사고 3회 이상, 5년 내 음주운전 전력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생계형 감경은 어렵습니다.
- “생계가 어렵다”는 말보다 숫자가 필요합니다. 계약서·정산 내역·소득 신고·부양 관계를 묶어 운전이 생계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목차
- 이의신청이 기각되면 정말 끝일까
- 새벽 출근길의 0.087%
- 혼자 낸 이의신청이 기각된 이유
- 감경 제외 사유부터 확인했습니다
- 생계 입증을 숫자로 다시 짰습니다
- 행정심판 청구, 그리고 답변서
- 재결서가 도착한 날
- 음주운전 면허취소 구제, 이런 상황이라면
1. 이의신청이 기각되면 정말 끝일까
인천 송도에 사무실을 둔 행정사입니다. 일하며 마주친 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도로교통법」 제94조 제3항은 짧은 조항입니다. 운전면허 처분에 이의를 신청해 그 결과를 통보받은 사람은, 통보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결과 통보 전에 이미 행정심판을 청구한 경우는 제외). 이 한 줄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이의신청이 기각된 뒤의 선택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처분받은 지 벌써 석 달이 지났으니 행정심판 기간도 끝났겠지.” 행정심판 청구기간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이라는 건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운전면허 처분처럼 이의신청 절차가 따로 마련된 경우, 이의신청 결과를 받은 날부터 90일이 새로 주어진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번 글은 그 오해 때문에 한 번 포기할 뻔했던 분의 이야기입니다. 음주운전 면허취소 처분을 받고, 혼자 이의신청을 냈다가 기각 통지를 받은 20대 후반 배송 기사였습니다.

2. 새벽 출근길의 0.087%
먼저 이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면허취소 결정통지서, 이의신청 기각 통지서, 그리고 직접 써서 냈던 이의신청서 사진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제목은 “기간이 지났다고 들었는데 혹시 방법이 있을까요”였습니다.
통지서를 순서대로 놓고 보니 사정은 이랬습니다.
- 그분은 식자재 업체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1톤 냉동탑차로 음식점에 새벽 배송을 하는 개인사업자 배송 기사였습니다.
- 회사 회식이 자정 무렵 끝났고, 네 시간 남짓 자고 새벽 다섯 시에 차를 몰고 나섰습니다. 물류센터 앞 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7%**가 나왔습니다.
- 사고는 없었습니다. 측정에도 바로 응했습니다. 면허를 딴 지 7년, 음주운전 전력도 없었습니다.
「도로교통법」상 0.08% 이상이면 면허취소 대상입니다. 이른바 숙취운전이었지만 기준치를 넘은 이상 처분 자체를 다투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분이 잃을 것은 분명했습니다. 냉동탑차는 3년 할부로 산 차였고, 매달 할부금이 나가고 있었습니다. 홀어머니와 둘이 살면서 대학에 다니는 동생의 등록금을 절반 보태고 있었습니다. 위수탁 계약서에는 “운전면허가 정지·취소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업체는 당장 해지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기사를 구하기 전까지만 기다려 주겠다고 했습니다.
3. 혼자 낸 이의신청이 기각된 이유
처분을 받고 한 달쯤 지나, 그분은 인터넷에서 서식을 찾아 인천경찰청에 이의신청을 냈습니다. 처분받은 날부터 60일 안이었으니 기한은 지켰습니다. 첨부한 서류는 세 가지였습니다. 반성문, 어머니가 쓴 탄원서, 그리고 업체에서 받은 “배송 업무 수행 확인서” 한 장.
한 달여 뒤 기각 통지가 왔습니다. 기각 사유 가운데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취지였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업체의 확인서에는 “당사 배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이라는 한 줄만 적혀 있었습니다. 소득이 얼마인지, 그 소득이 전적으로 운전에서 나오는지, 가족 중 누가 그 소득에 기대고 있는지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로 간단히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위수탁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에게는 서류 한 장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그분은 그 차이를 몰랐고, 이의심의위원회는 제출된 자료만 보고 판단했습니다.
담당 부서가 까다롭게 군 것이 아닙니다. 이의신청 심의는 제출된 자료를 기준으로 정해진 감경 기준에 맞는지 보는 절차입니다. 자료가 비어 있으면 결과도 그렇게 나옵니다.
기각 통지를 받은 날, 지인에게서 “처분일로부터 90일이 이미 지났으니 행정심판도 늦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고요.

4. 감경 제외 사유부터 확인했습니다
예약한 날 오후, 그분이 사무실에 오셨습니다. 이메일로 서류를 먼저 받아 두었기 때문에 검토는 절반쯤 끝나 있었습니다. 그날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기한을 다시 계산하는 것이었습니다.
기각 통지서의 발송일과 실제로 받은 날을 확인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94조 제3항에 따라 이의신청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90일이 새로 주어지므로, 남은 기간은 80일이 넘었습니다. 통지서 하단에 적힌 불복 안내 문구도 사진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나중에 기한을 두고 다툼이 생기면 이 안내문이 근거가 됩니다.
“늦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에 그분은 한동안 통지서만 내려다보았습니다.
두 번째로 한 일은 감경 제외 사유 확인입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의 감경 기준에는 아예 감경이 안 되는 경우가 정해져 있습니다.
- 혈중알코올농도 0.1% 초과
- 음주운전 중 인적피해 교통사고
- 음주측정 불응, 도주, 단속 경찰관 폭행
- 과거 5년 이내 인적피해 교통사고 3회 이상
- 과거 5년 이내 음주운전 전력
하나라도 걸리면 생계형 감경을 주장해도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청구서를 공들여 써도 시간과 비용만 들 수 있어, 상담 첫머리에 반드시 확인합니다. 그분에게 운전경력증명서를 떼어 오시도록 했고, 결과는 다섯 항목 모두 해당 없음이었습니다. 수치는 0.087%로 0.1% 아래였습니다.
다만 기대치는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생계형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감경되지는 않습니다. 위원회는 위반의 정도와 처분으로 잃는 이익을 비교합니다. 음주운전 사건에서 취소가 정지로 바뀌는 경우는 전체의 일부이고, 기각되는 사건이 더 많습니다. 감경된다면 통상 취소 대신 벌점 110점, 즉 110일 정지로 바뀌는 방식이라는 점도 함께 설명했습니다.

5. 생계 입증을 숫자로 다시 짰습니다
이의신청이 기각된 이유가 “자료 부족”이었으니, 행정심판에서 할 일도 분명했습니다. 같은 주장을 반복하지 않고, 빠져 있던 자료를 채우는 것입니다.
“배송 정산 내역을 보내 주세요”라고 부탁드린 다음 날, 메일함에 배송 앱 화면 캡처 212장이 도착했습니다. 하루치 배송 목록을 한 장씩 찍어 보내신 것이었습니다. 성의는 충분했지만 위원회가 212장을 넘겨 가며 볼 리는 없었습니다. 업체에 요청해 월별 정산서를 PDF로 받는 방법을 알려 드렸고, 이틀 뒤 석 달 치가 깔끔하게 다시 왔습니다. 그날 이후 그분의 메일에는 늘 “이번엔 몇 장 안 됩니다”라는 인사가 붙었습니다.
자료는 네 갈래로 나눠 다시 구성했습니다.
① 소득의 원천이 운전이라는 점
- 위수탁 계약서 사본(차량과 면허를 전제로 한 계약이라는 조항 표시)
- 최근 3개월 월별 정산서
- 직전 연도 종합소득세 신고 내역 — 사업소득 외 다른 소득이 없다는 점
② 면허가 없으면 그 소득이 끊긴다는 점
- 계약서의 면허 정지·취소 시 해지 조항
- 업체가 “대체 기사를 구하는 동안만 계약을 유지한다”고 적어 준 확인서 — 이번에는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적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③ 그 소득에 기대는 가족이 있다는 점
-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어머니와 동거)
- 동생 등록금 납부 영수증과 그분 명의 계좌 이체 내역
- 어머니에게 별도 소득이 없다는 자료
④ 처분 이후에도 성실하게 생활해 왔다는 점
- 차량 할부 상환표와 최근 납부 내역
- 처분 이후 동료 기사 차량에 동승해 상하차 보조로 일하며 받은 일당 내역 — 면허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버텨 왔다는 사실
이렇게 모으고 보니 처음 이의신청 때 제출한 서류와 겹치는 것은 탄원서 한 장뿐이었습니다. 반성문은 다시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날 새벽 왜 운전을 했는지, 이후 무엇을 바꿨는지를 사실대로 적은 진술서를 따로 준비했습니다. 회식 다음 날에는 동료와 배송 순번을 바꾸는 방식으로 출근 시간을 조정하기로 업체와 합의한 내용도 넣었습니다. 막연한 다짐보다 구체적인 재발 방지 조치가 설득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6. 행정심판 청구, 그리고 답변서
시·도경찰청장의 운전면허 처분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관할합니다. 청구서는 온라인으로 접수했습니다. 저희 사무소는 청구서와 증거자료 목록의 작성과 제출을 대행했고, 위원회에 어떤 순서로 무엇을 보여줄지를 함께 설계했습니다.
청구 이유는 세 갈래로 정리했습니다.
- 감경 제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 수치, 사고 여부, 전력을 운전경력증명서와 단속 자료로 확인.
- 운전이 가족 생계의 중요한 수단이다 — 위 네 갈래 자료.
- 처분으로 잃는 이익이 지나치게 크다 — 계약 해지 위험, 할부 차량, 부양 가족을 종합하면 취소 처분은 공익에 비해 불이익이 과하다는 비례의 원칙 주장.
집행정지 신청도 검토했습니다. 다만 음주운전 면허취소 사건은 공공복리를 이유로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 그리고 신청하더라도 본안 준비가 우선이라는 점을 설명드렸고, 그분도 본안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청구 후 2주쯤 지나 처분청의 답변서가 왔습니다. 예상한 내용이었습니다. “기준치를 넘긴 음주운전은 공익상 엄정한 처분이 필요하고, 숙취운전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이의신청 단계에서 이미 생계 사정을 심의했으니 새로운 사정이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보충서면의 중심이 됐습니다. 이의신청 때 제출된 자료와 이번 청구 때 제출한 자료를 표로 나란히 놓았습니다. 왼쪽 칸에는 확인서 한 장과 탄원서, 오른쪽 칸에는 계약서·정산서·소득 신고·부양 자료가 들어갔습니다. 이의신청 단계에서 “자료 부족”으로 판단된 사정이 이번에는 자료로 뒷받침된다는 점을 한눈에 보이게 한 것입니다. 숙취운전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기준치를 넘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그 위에서 처분의 정도가 적정한지를 다투는 것이 논리적으로도 맞았습니다.

7. 재결서가 도착한 날
청구하고 두 달이 조금 넘어 재결서가 왔습니다. 일부 인용이었습니다. 면허취소 처분을 취소하고, 110일 운전면허 정지 처분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재결 이유를 읽어 보면 위원회가 무엇을 봤는지 보입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감경 기준 안에 있고 사고와 전력이 없다는 점, 운전이 생계의 주된 수단이라는 점이 자료로 확인된다는 점이 인정 사유로 적혀 있었습니다. 반대로 “숙취라 고의성이 약하다”는 취지의 사정은 따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그 주장에 기대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도 맞았습니다.
재결서를 받은 뒤에는 정지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 면허를 다시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관할 경찰서에 확인해 날짜를 정리해 드렸습니다. 업체에는 그 날짜가 적힌 재결서 사본을 보내 계약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고, 업체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정지 기간이 끝난 주 월요일, 그분에게서 짧은 메시지가 왔습니다. 새벽 다섯 시, 다시 냉동탑차 운전석에 앉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메일도 첨부파일은 한 장뿐이었습니다.
행정 절차는 종종 사람의 삶을 몇 달씩 멈춰 세웁니다. 멈춘 시간을 조금이라도 되찾아 드리는 것이 이 일에서 가장 보람 있는 부분입니다.

8. 음주운전 면허취소 구제, 이런 상황이라면
음주운전 면허취소 구제는 “억울하다”는 말보다 기한 계산과 자료 구성에서 결과가 갈립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아래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 ① 기한: 이의신청은 처분받은 날부터 60일, 행정심판은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이의신청이 기각됐다면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90일이 새로 주어집니다. 통지서의 불복 안내 문구는 사진으로 남겨 두세요.
- ② 감경 제외 사유: 0.1% 초과, 인적피해 사고, 측정 불응·도주·폭행, 5년 내 인적피해 사고 3회 이상, 5년 내 음주운전 전력 — 하나라도 해당되면 생계형 감경은 어렵습니다.
- ③ 생계 입증: 직장인은 재직증명서·급여명세서, 개인사업자·위수탁 기사는 계약서·정산서·소득 신고 내역처럼 소득이 운전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 ④ 부양 관계: 가족관계증명서, 등록금·생활비 이체 내역 등 누가 그 소득에 기대는지를 자료로 준비합니다.
- ⑤ 재발 방지: 반성문보다 근무 방식 조정, 교육 이수 같은 구체적인 조치가 설득력이 있습니다.
운전면허 처분은 사안마다 수치·전력·생계 사정이 달라 결과도 달라집니다. 요건과 기준은 개별 사안별로 관할 기관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음주운전 면허취소나 벌점 누적 면허정지처럼 운전면허 행정심판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기한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실제 상담 사례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등장하는 인물·상호·지명·수치는 특정 개인이나 사건과 무관합니다.
인천 송도(포스코타워송도)에 자리한 행정사사무소입니다. 행정심판·인허가/신고 대행, 외국인 출입국(비자·체류), 정기 행정관리를 다룹니다. 운전면허 취소·정지 처분의 이의신청서와 행정심판 청구서 작성·제출도 돕고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있으시면 부담 없이 문의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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