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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사례

[법인단체]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요건·서류 — 회원명부 이렇게 내면 보완요구 옵니다

2026년 9월 17일 황윤상 행정사

인천 연수구 송도에 사무실을 둔 행정사입니다. 일하며 마주친 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먼저 메일로 사진 세 장이 왔다. 보완요구 공문 한 장, 그리고 어느 모임의 회칙 두 장이었다. 메일 제목은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보완 문의”뿐이었고, 본문은 세 줄이었다. 혼자 등록 신청을 했는데 보완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보완 기한이 열나흘 남았다.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모르겠다.

만나기 전에 검토는 절반쯤 끝나 있었다. 공문에 적힌 보완 사항은 세 가지였다.

  • 제출한 회원명부로는 ‘상시 구성원’을 확인하기 어려움
  • 전년도 총회회의록 미제출
  • 회칙의 경조사비 지급 규정에 대한 소명 요망

세 줄 모두 짧았다. 그런데 세 줄은 서로 다른 요건을 가리키고 있었다. 첫 줄은 사람의 수를, 둘째 줄은 단체가 실제로 굴러가 왔다는 증거를, 셋째 줄은 단체의 성격 자체를 묻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그 모임이 12년 동안 한 번도 문제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조항이었다.

노트북 화면으로 공문 사진이 첨부된 이메일을 검토하는 행정사, 책상 위에 출력한 회칙 두 장, 창밖으로 송도 오후 햇살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12년 된 모임이 처음 서류를 만든 이유

모임의 시작은 소박했다. 12년 전, 아이를 키우던 몇 가족이 주말 아침마다 바닷가에 나가 쓰레기를 주웠다. 한 가족이 두 가족이 되고, 두 가족이 동네 모임이 됐다. 지금은 온라인 카페 가입자가 삼백 명을 넘는다. 한 달에 두 번 정기 정화 활동을 하고, 여름방학에는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청소년 봉사단을 따로 꾸린다.

돈은 늘 빠듯했다. 마대 자루, 목장갑, 집게, 수거한 쓰레기를 한곳에 모으는 데 쓰는 운반 차량 대여비. 회비로 대부분을 충당했지만 모자라는 달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에는 청소년 봉사단 인원이 늘면서 안전 조끼와 장갑이 부족했고, 모자란 비용은 대표가 두 달 치 강사료에서 일부를 떼어 메웠다. 대표는 40대 초반의 방과후 강사였다.

등록을 결심한 계기는 공익활동 지원사업이었다.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된 단체는 공모를 거쳐 공익사업에 드는 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길이 열린다. 대표의 계산은 단순했다. 내년 초 공모가 공고되기 전에 등록을 마쳐 두면, 청소년 봉사단 안전장비와 교육 자료를 회비가 아니라 사업비로 준비할 수 있다. 회비는 원래 쓰던 곳에 쓰면 된다.

처음에는 사단법인을 만들어야 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주변에서 “지원을 받으려면 법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지다 비영리민간단체라는 제도를 알게 됐고, 요건을 읽어 보니 해볼 만했다. 회원은 충분했고, 활동은 12년이나 했으니까.

그래서 혼자 신청서를 썼다. 서류를 모아 제출했고, 몇 주 뒤 보완요구 공문이 왔다.

이른 아침 바닷가에서 집게와 마대를 들고 쓰레기를 줍는 젊고 활기찬 한국인 가족들과 청소년들, 멀리 도시 스카이라인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 고유번호 단체 — 셋은 다른 제도

상담을 하다 보면 이 세 가지가 한 덩어리로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모임도 그랬다.

비영리법인(사단법인·재단법인)은 민법에 따라 주무관청의 설립 허가를 받고, 설립등기를 해야 성립한다. 법인격이 생긴다. 단체 이름으로 부동산을 소유하고 계약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대신 허가는 주무관청의 재량이고, 설립 이후에도 감독을 받는다.

비영리민간단체는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에 따른 등록 제도다. 법인격이 생기지 않는다. 등록의 의미는 “이 단체는 법이 정한 공익 단체의 요건을 갖췄다”는 확인이고, 그 확인을 바탕으로 공익활동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인이 아닌 모임도, 이미 법인인 단체도 등록할 수 있다.

고유번호증은 세무서에서 받는다. 단체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고 회비를 관리하려고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모임은 이미 7년 전에 고유번호증을 받아 회비 통장을 쓰고 있었다. 고유번호가 있다고 법인이 되는 것도, 민간단체로 등록되는 것도 아니다.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 제2조는 등록할 수 있는 단체의 요건을 여섯 가지로 정한다. 풀어 쓰면 이렇다.

  1. 사업의 직접 수혜자가 불특정 다수일 것
  2. 구성원 상호 간에 이익을 나누지 않을 것
  3. 특정 정당이나 선출직 후보를 지지·반대하거나 특정 종교의 교리를 전파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닐 것
  4. 상시 구성원 수가 100인 이상일 것
  5. 최근 1년 이상 공익활동 실적이 있을 것
  6. 법인이 아닌 단체라면 대표자나 관리인이 있을 것

그리고 같은 법 제4조는 등록을 어디에 신청하는지 정한다. 주된 공익활동을 주관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나 시·도지사다. 여러 시·도에 걸쳐 사무소를 두고 활동하는 단체라면 중앙행정기관으로, 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라면 사무소 소재지의 시·도로 간다. 이 모임은 인천 안에서만 활동했으니 인천광역시가 등록청이었다. 대표도 그 부분은 제대로 짚었다.

문제는 요건을 읽는 것과, 요건을 서류로 보여 주는 것이 전혀 다른 일이라는 데 있었다.

세 갈래로 나뉜 길 앞에 선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본 구도, 각 길 끝에 서로 다른 모양의 건물

예약된 화요일 저녁, 테이블 위의 세 가지 자료

메일을 받고 이틀 뒤, 화요일 저녁 일곱 시로 상담을 잡았다. 대표와 모임 총무가 퇴근길에 함께 왔다. 총무는 30대 회사원으로, 12년 중 최근 5년 동안 회비 통장과 단체 대화방을 관리해 온 사람이었다.

두 사람이 가져온 자료는 세 가지였다. 온라인 카페 가입자 명단 출력본, 활동 사진이 담긴 폴더, 그리고 단체 대화방 공지를 캡처한 파일 묶음.

제출한 서류도 하나씩 확인했다. 등록 신청서, 회칙, 사업계획서와 수지예산서, 결산서, 회원명부, 그리고 총회회의록. 등록 신청 때 붙이는 서류는 대체로 회칙, 해당 연도와 전년도의 총회회의록, 사업계획서와 수지예산서, 결산서, 회원명부다. 이미 법인인 단체는 회원명부만 내면 되지만, 이 모임은 법인이 아니었으니 전부 필요했다.

회원명부로 낸 것은 카페 가입자 목록이었다. 닉네임과 가입일이 312줄 이어져 있었다. 총회회의록은 올해 봄 정기 모임에서 논의한 내용을 정리한 문서 한 장만 들어 있었고, 전년도 칸은 비어 있었다. “총회라는 걸 해 본 적이 없어서요.” 대표의 설명이었다.

그날 저녁 나는 공문의 세 줄을 하나씩 요건 번호에 연결해 보여 드렸다. 회원명부는 제4호, 상시 구성원 100인. 총회회의록은 단체가 실제로 운영돼 왔다는 증거, 그리고 제6호의 대표자가 정당하게 선출됐다는 근거. 경조사비 조항은 제2호, 구성원 간 이익분배.

그리고 공문에는 없었지만 한 가지를 더 짚었다. 제5호, 1년 이상의 공익활동 실적. 제출한 실적 자료가 활동 사진 마흔 장과 대화방 공지뿐이었다. 이번에는 보완 대상이 아니었지만, 서류를 다시 낼 거라면 이 부분도 단단히 해 두는 편이 나았다. 한 번 더 보완요구를 받으면 일정이 통째로 밀린다.

보완 기한은 그날 기준으로 열이틀 남아 있었다.

저녁 사무실 회의 테이블에서 회칙과 명단 출력본을 가운데 두고 대화하는 정장에 금테 안경을 쓴 젊은 행정사와 젊은 의뢰인 두 사람

첫 번째 보완요구 — 312명 명단이 100명을 증명하지 못한 이유

312명이면 100명의 세 배다. 대표는 그 숫자가 왜 문제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가 되는 일이다. 숫자만 보면 넉넉하니까.

그런데 법이 요구하는 것은 가입자 수가 아니라 ‘상시 구성원’ 수다. 가입 버튼을 한 번 누른 사람이 아니라, 단체의 회원 자격을 갖추고 계속 소속돼 있는 사람. 카페 가입자 명단에는 실명도 연락처도 없었다. 몇 년째 접속하지 않은 계정도, 이사 간 뒤 잊힌 계정도 섞여 있었다. 등록청 입장에서는 이 명단으로 누가 실제 구성원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담당자가 매뉴얼대로 확인할 수 없다고 적은 것은 자연스러운 판단이었다.

나는 먼저 회칙의 회원 조항을 다시 읽었다. “본회의 목적에 동의하고 가입한 자를 회원으로 한다.” 한 줄이 전부였다. 회비 납부 의무도, 회원 자격 상실 사유도 없었다. 기준이 없으니 명부를 만들 근거도 없었다.

그래서 순서를 이렇게 잡았다. 먼저 모임이 실제로 ‘회원’이라고 여겨 온 사람의 기준을 기록에서 찾는다. 그다음 그 기준에 맞는 사람만 명부에 올린다. 마지막으로 그 기준을 회칙에 명시한다.

기록은 세 군데 있었다. 회비 통장의 최근 1년 입금 내역, 매 활동 때 받아 온 현장 참석 서명부, 그리고 단체 대화방 참여자 목록. 서명부가 있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조금 뒤에 나온다. 세 기록을 맞춰 보니 최근 1년 사이 회비를 냈거나 활동에 두 번 이상 참여한 사람이 131명이었다.

한 가지가 더 남아 있었다. 명부에 실명과 연락처를 올리려면 본인 동의가 필요하다. 개인정보를 모으는 일이다. 총무가 수집 목적과 항목, 보관 기간을 적은 동의서 양식을 대화방과 다음 활동 현장에서 돌렸다. 목적은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및 회원 관리”, 항목은 성명·연락처·가입일로 최소화했다.

닷새 만에 동의서가 118장 모였다.

명부를 정리하던 총무에게서 연락이 왔다. 입금자명 가운데 ‘콩이’와 ‘보리’가 있는데, 회원 명단 어디에도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가족 단위로 회비를 내면서 입금자명에 반려견 이름을 적어 온 두 가족이었다. 두 집에 전화해 실제 회원 이름을 받았다. 전화를 끊고 대표가 말했다. “보리는 매번 오긴 와요.” 명부에는 보호자 두 분의 이름이 올라갔다.

노트북 앞에서 입금 내역과 참석 서명부를 나란히 펼쳐 대조하는 젊은 한국인 회사원, 발치에 앉은 작은 강아지 한 마리

두 번째 보완요구 — 없던 총회를 만들 수는 없었다

두 번째 줄이 가장 조심스러웠다. 전년도 총회회의록.

대표는 “총회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가장 쉬운 해결책은 누구나 떠올린다. 작년 날짜로 회의록을 한 장 새로 쓰는 것. 그러나 그 방법은 처음부터 선택지에 올리지 않았다. 열리지 않은 회의의 회의록은 사실과 다른 문서다. 등록 요건을 맞추려다 제출 서류 자체의 신뢰를 잃으면, 등록이 되더라도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된다.

대신 질문을 바꿨다. 정말로 총회가 없었는가, 아니면 ‘총회’라는 이름이 없었을 뿐인가.

회칙을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12년 전, 모임 초기에 누군가 인터넷에서 찾은 양식을 고쳐 만든 회칙이었다. 제7조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정기총회는 매년 12월에 개최하며, 결산 보고와 임원 선출을 한다.”

대표는 그 조항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모임은 매년 12월에 연말 모임을 열어 왔다. 그 자리에서 총무가 한 해 회비 결산을 보고했고, 다음 해 대표와 총무를 정했고, 다음 해 활동 일정을 논의했다. 회칙이 정한 정기총회의 내용이 그대로 들어 있는 모임이었다. 이름만 ‘연말 모임’이었다.

총무가 대화방을 거슬러 올라가 지난해 12월 공지를 찾아냈다. 날짜와 장소, 안건이 적힌 소집 공지. 모임 당일 찍은 참석자 서명부 사진. 다음 날 올린 결산 보고와 “내년 대표 연임, 총무 유임 결정” 공지. 모두 당시 날짜가 그대로 남아 있는 원본이었다.

나는 이 기록을 새로 쓴 회의록으로 바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제출하기로 했다. 대신 경위서를 한 장 붙였다. 회칙 제7조의 정기총회 규정, 매년 12월 연말 모임의 실제 진행 내용, 그 모임이 회칙상 정기총회에 해당한다고 보는 이유, 당시 별도의 회의록 양식으로 정리하지 못한 사정. 그리고 올해부터는 정해진 양식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겠다는 계획까지.

제출 전에 등록청 담당 부서에 전화로 먼저 물었다. 전년도 총회회의록을 당시 원본 기록과 경위서로 소명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담당자의 답은 신중했다. 제출된 자료를 보고 판단하겠다, 다만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자료라면 검토하겠다는 취지였다. 약속은 아니었지만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이었다.

행정 서류는 없는 것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있는 것을 제대로 읽히게 만드는 일이다.

스마트폰 화면 속 오래된 단체 대화방 공지를 스크롤하는 손, 옆에 펼쳐진 회칙 조항과 빈 경위서 양식

세 번째 보완요구 — 12년 된 경조사비 조항

세 번째 줄은 회칙 제11조였다. “회원의 경조사가 있을 때에는 회비에서 경조금을 지급한다.”

12년 전 몇 가족이 모임을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들어간 조항이었다. 실제로 지급된 경조금은 한 해 서너 건, 한 건에 몇 만 원 수준이었다. 대표는 이것이 왜 문제인지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동네 모임이라면 어디나 있는 조항이니까.

등록청이 본 것은 금액이 아니라 구조였다. 회원들이 낸 회비가 회원 개인에게 돈으로 돌아가는 규정. 제2조 제2호, 구성원 상호 간에 이익분배를 하지 않을 것과 부딪칠 수 있는 조항이다. 해석의 여지가 있는 문제이기는 했다. 금액이 작고 성격이 친목이라는 점을 들어 소명해 볼 수도 있었다.

나는 소명보다 개정을 권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소명은 해석을 다투는 일이다. 등록청이 받아들일지 알 수 없고, 한 번 더 보완요구가 오면 기한 안에 끝낼 수 없었다.

둘째, 등록은 한 번 받으면 끝이 아니다. 같은 법 제4조의2는 등록된 단체가 제2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되면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고 정한다. 말소하려면 청문을 거쳐야 하지만, 애매한 조항을 안고 등록을 받으면 그 불씨는 등록 이후에도 남는다. 지금 고치는 것이 나중에 설명하는 것보다 쌌다.

같은 이유로 목적 조항도 다시 봤다. 회칙 제2조는 “회원 상호 간의 친목 도모와 해안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였다. 친목이 앞에 있었다. 법이 말하는 비영리민간단체는 공익활동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12년 동안 실제로 해 온 일은 해안 정화였는데, 회칙은 친목 모임처럼 읽혔다.

개정안은 이렇게 정리했다. 목적 조항은 해안 환경 보전과 청소년 환경 교육을 앞에 두고, 친목은 부수적인 것으로 뒤에 둔다. 경조사비 조항은 삭제한다. 경조사에 마음을 전하고 싶은 회원들은 회비와 분리해 자율적으로 모으기로 했다. 회원 조항에는 자격 기준, 즉 회비 납부 또는 연 2회 이상 활동 참여를 명시하고, 자격 상실 사유를 넣었다.

문제는 회칙 개정은 총회에서 의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회칙상 총회는 7일 전에 소집을 알려야 했다.

책상 위 회칙 출력물 한 조항에 줄을 긋고 여백에 개정 문구를 적는 손, 옆에 계산기와 회비 장부

열이틀 안에 총회를 열 수 있을까

달력을 펼쳤다. 보완 기한까지 남은 날은 이제 아흐레였다. 동의서를 마저 모으고, 총회 소집을 7일 전에 알리고, 총회를 열고, 회의록을 정리해 서명을 받고, 나머지 서류와 함께 묶어 내야 했다. 날짜가 맞지 않았다. 소집 공지를 그날 밤에 올려도 총회는 기한 이틀 전에야 열 수 있었고, 그날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끝이었다.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신청을 취하하고 서류를 다 갖춘 뒤 새로 신청하는 방법. 또는 보완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방법.

취하는 깔끔해 보이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접수일이 밀리고, 이미 검토를 마친 부분도 다시 검토를 받아야 한다. 연장 요청을 택했다.

요청은 전화가 아니라 문서로 했다. 연장이 필요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었다. 보완 사항 가운데 회칙 개정은 총회 의결이 필요하고, 회칙상 총회 소집에는 7일의 통지 기간이 있다. 총회 예정일은 언제이고, 회의록 정리와 서명까지 며칠이 걸리며, 모든 보완 서류를 언제까지 제출하겠다. 요청하는 기간도 막연히 “충분히”가 아니라 열흘로 특정했다.

사유가 막연하면 연장은 편의로 보인다. 일정이 문서로 보이면 연장은 절차가 된다.

이틀 뒤 연장이 받아들여졌다는 연락이 왔다. 그날 밤 대표는 카페와 대화방에 임시총회 소집 공지를 올렸다. 안건은 세 가지. 회칙 개정, 올해 사업계획과 수지예산 승인, 대표자 확인.

벽걸이 달력 앞에서 날짜를 짚으며 일정표를 그리는 정장에 금테 안경을 쓴 젊은 행정사, 책상 위에 서면 요청서

1년 공익활동 실적, 사진 폴더 대신 찾아낸 기록

총회를 기다리는 동안 공문에 없던 숙제, 제5호의 공익활동 실적을 손봤다.

활동 사진 마흔 장은 모임에게는 소중한 기록이다. 그러나 사진만으로는 언제, 몇 명이, 무엇을 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날짜는 파일 정보에만 있고, 참여 인원은 사진에 찍힌 사람 수로 짐작할 수밖에 없다.

첫 상담 때 총무가 지나가듯 말한 게 있었다. 여름 청소년 봉사단 학생들은 봉사시간을 인정받아야 해서, 구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활동을 등록하고 참석을 확인받았다고. 앞에서 말한 현장 참석 서명부도 그 때문에 매번 받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이야기가 왜 처음 신청 때 빠졌는지 물었다. 대표는 그것이 학생 개인의 봉사시간 문제이지 단체의 실적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흔한 오해다. 제3자 기관이 날짜와 인원을 확인해 준 기록은, 단체가 스스로 만든 어떤 자료보다 객관적인 실적 증빙이 된다.

자원봉사센터에 단체 명의로 활동 확인 자료를 요청했다. 최근 1년 동안 모임을 통해 인증된 활동 일자와 인원이 정리된 확인서가 나왔다.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탰다. 정화 활동 뒤 수거한 쓰레기를 처리해 달라고 구청 담당 부서에 요청해 온 기록이다. 매번 날짜와 장소, 마대 개수를 적어 요청했으니, 그 자체가 활동의 날짜별 흔적이었다.

세 가지 기록, 즉 자원봉사센터 확인서, 쓰레기 수거 요청 기록, 현장 참석 서명부를 날짜별로 겹쳐 월별 활동 실적표를 만들었다. 날짜, 활동 구역(일반화한 표현으로), 참여 인원, 수거량, 증빙 종류. 최근 1년 동안 스물세 번의 활동이 빈칸 없이 채워졌다. 사진은 그 표를 뒷받침하는 참고 자료로 뒤에 붙였다.

같은 사실도 누가 확인했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월별 활동 실적 표가 펼쳐진 책상, 옆에 봉사활동 확인서와 참석 서명부 묶음, 창가에 놓인 목장갑 한 켤레

임시총회가 열린 밤

총회는 평일 저녁, 동네 주민 공간의 작은 회의실을 빌려 열었다. 대표가 진행했고, 총무가 기록을 맡았다. 나는 안건 문안과 회의록 양식, 개정 회칙 전후 대비표를 미리 준비해 드렸다. 회의를 진행하고 의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회원들의 몫이다.

마흔두 명이 직접 왔고, 스물다섯 명이 위임장을 보냈다. 회칙상 의결 요건을 넉넉히 넘었다.

경조사비 조항 삭제에서 잠깐 이야기가 길어졌다. 초창기 회원 한 분이 “우리가 서로 챙기던 게 이 모임을 12년 버티게 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대표가 답했다. 챙기는 건 계속한다, 다만 회비가 아니라 마음 있는 사람끼리 따로 한다. 회비는 바다에만 쓴다. 반대 없이 통과됐다.

회의록에는 일시, 장소, 참석 인원과 위임 인원, 안건별 논의 요지와 의결 결과를 적고, 회칙에 따라 의장과 기록자 외에 참석 회원 두 명이 서명했다. 올해 사업계획서와 수지예산서도 이 자리에서 승인됐다. 사업계획에는 12년 동안 해 온 활동을 그대로, 수지예산에는 회비 수입과 실제 지출 항목을 그대로 적었다. 받을지 모를 지원금을 예산에 미리 넣지 않은 것은 의도였다. 등록 서류는 계획서가 아니라 현재의 단체를 보여 주는 서류이기 때문이다.

총회가 끝난 뒤 회의실 의자를 정리하던 대표가 말했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회칙을 끝까지 읽었다고.

저녁 작은 회의실에서 손을 들어 의결에 참여하는 젊고 활기찬 한국인 회원들, 앞쪽 탁자에 회의록을 적는 사람

보완 서류를 다시 묶던 날, 그리고 3만 원

연장된 기한 사흘을 남기고 보완 서류를 제출했다. 묶음은 이렇게 구성했다.

  • 회원명부: 동의를 받은 118명. 명부에는 등록에 필요한 항목만 두고, 동의서 원본은 단체가 보관
  • 개정 회칙과 개정 전후 대비표
  • 해당 연도 총회회의록: 이번 임시총회 회의록
  • 전년도 총회 관련: 지난해 12월 정기총회 기록 원본(소집 공지, 참석자 서명부, 결산·임원 결정 공지)과 경위서
  • 공익활동 실적: 월별 활동 실적표, 자원봉사센터 확인서, 쓰레기 수거 요청 기록
  • 사업계획서·수지예산서, 결산서

서류마다 맨 앞에 한 장짜리 안내를 붙였다. 보완요구 공문의 어느 항목에 대한 답인지, 법 제2조의 어느 요건을 보여 주는 서류인지. 담당자가 공문과 서류를 번갈아 넘기며 맞춰 볼 필요가 없도록.

제출하고 일주일쯤 지나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결산서에 지출 항목 하나가 통장 내역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3만 원. 총무가 기억을 더듬었다. 지난해 가을 활동 날 현장에서 급히 생수를 사면서 현금으로 낸 돈이었다. 결산서에는 적었는데 통장에는 없으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총무가 휴대전화 사진첩을 뒤져 그날 찍어 둔 영수증 사진을 찾아냈다. 사진과 함께 현금 지출 경위를 한 줄로 적어 보냈다. 그걸로 끝났다.

작은 차이일수록 숨기지 않고 설명하는 편이 빠르다.

스마트폰 사진첩에서 영수증 사진을 찾아 보여 주는 젊은 한국인 회사원, 옆에 가지런히 묶인 서류철

등록증이 도착한 날

신청서를 처음 낸 날로부터 두 달 남짓 지나 등록 결과가 나왔다. 인천광역시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증이었다.

그날 메일로 사진 한 장이 왔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등록증, 그 옆에 새 목장갑 한 묶음. 본문은 한 줄이었다. “토요일 아침 아홉 시, 정화 활동 있습니다.”

등록이 곧 지원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공익활동 지원사업은 공모 방식으로 신청을 받아 심사위원회의 선정을 거친다. 등록은 그 줄에 설 자격을 얻은 것이다. 대표는 겨울 동안 청소년 봉사단 안전 교육 계획을 사업 제안서로 다듬겠다고 했다. 선정 여부는 내년 봄에 나온다.

그리고 한 가지 당부를 남겼다. 등록은 유지하는 일이 더 길다는 것. 상시 구성원 100인과 공익활동 실적은 등록할 때만이 아니라 등록된 뒤에도 갖추고 있어야 하는 요건이다. 매년 12월 정기총회를 이번처럼 회의록으로 남기고, 회원명부를 해마다 한 번 정리하는 것. 이번에 새로 만든 회원 자격 조항이 그 기준이 된다.

12년 동안 바닷가 쓰레기는 매번 치워졌다. 그런데 그 일이 서류 위에서 제대로 보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던 일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누가 보더라도 그 일이 무엇이었는지 읽을 수 있게 됐다.

햇살 좋은 토요일 아침 바닷가에서 새 목장갑을 나눠 끼는 청소년 봉사단과 젊은 한국인 어른들, 하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전에 확인할 것

비슷한 준비를 하고 계신다면 아래를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① 회원명부는 ‘가입자 목록’이 아닙니다. 상시 구성원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칙에 회원 자격 기준(회비 납부, 활동 참여 등)을 두고, 그 기준에 맞는 회원을 실명으로 정리하되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먼저 받으세요.

② 총회회의록은 해당 연도와 전년도 두 해 치가 필요합니다. 총회라는 이름이 없었더라도 회칙상 총회에 해당하는 모임이 있었는지, 당시 기록(소집 공지, 참석 명부, 결산 보고)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지난 날짜로 회의록을 새로 쓰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③ 회칙에서 회비가 회원 개인에게 돌아가는 조항을 점검하세요. 경조사비, 회원 할인·환급 같은 규정은 ‘구성원 간 이익분배’ 요건과 부딪칠 수 있습니다. 목적 조항에서 공익활동이 주된 목적으로 읽히는지도 함께 보세요.

④ 공익활동 실적은 제3자 기록으로 보강하세요. 사진보다 자원봉사 인증 기록, 관공서 협조 요청 기록, 참석 서명부처럼 날짜와 인원이 확인되는 자료가 힘이 있습니다.

⑤ 보완요구를 받았다면 기한부터 역산하세요. 회칙 개정처럼 총회 의결이 필요한 보완은 소집 통지 기간 때문에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구체적 일정을 적어 보완 기간 연장을 문서로 요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등록 신청처(중앙행정기관 또는 시·도), 첨부 서류, 요건의 구체적 판단은 단체의 활동 범위와 사정, 신청 시점의 법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조문과 해석은 관할 등록청에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리된 서류철 다섯 묶음과 체크 표시가 된 점검표가 놓인 깔끔한 책상, 창밖으로 푸른 바다

이 글은 실제 상담 사례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등장하는 인물·상호·지명·수치는 특정 개인이나 사건과 무관합니다.


인천 송도(포스코타워송도)에 자리한 행정사사무소입니다. 행정심판·인허가/신고 대행, 외국인 출입국(비자·체류), 정기 행정관리를 다룹니다.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은 요건 자체보다 그 요건을 서류로 어떻게 보여 주느냐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고, 저희 사무소는 회칙 점검부터 회원명부·실적 자료 정리, 보완요구 대응까지 등록청에 내는 서류를 함께 준비하는 일을 합니다. 비슷한 상황이 있으시면 부담 없이 문의 남겨 주세요.

📍 인천 연수구 컨벤시아대로 165, 포스코타워송도 2697호 📞 010-3374-2687 🌐 www.hwangad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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